[코코어멍 동물愛談] (47) 돈벌이 이용한 기업, 끝까지 책임 다해야
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적응 훈련 중이다. 그는 3~4살에 포획되어 17년을 수족관에서 살았다. 비봉이 포획 시기와 수족관 생활 기간은 야생 방류 성공 여부에 결정적 요소 중 하나이다.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온 남방큰돌고래 중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는 방류에 성공하였지만 금등이 대포는 방류에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돌이를 비롯한 방류에 성공한 돌고래들은 10년 이상 바다에서 살다가 수족관에 반입된 지 4~6년 만에 바다에 방류되었지만 금등이 대포는 6~7년 정도에 포획되어 각각 19년, 20년 동안 수족관에서 생활하다 야생에 방류되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어린이 나이인 5~6살에 잡혀 와 19~20년 동안 수족관 생활하였고 제주 바다에 방류 후 종적을 감추었다.
미국 동물복지연구소(AWI) 소속 해양포유류학자인 나오미 로즈에 따르면 한국이 돌고래 야생방류에 성공적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돌고래가 포획되었을때 이미 성체였기 때문이라 한다.
즉 10살이 지나서 포획되어서 가능했다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방류에 성공했던 돌고래는 약 4~6년 동안 수족관 생활을 했으며 10살이 지난 성체인 상태로 포획된 경우 야생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어 야생 생활에 적응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봉이는 너무 어린 나이에 포획되어 야생 생활을 학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17년 동안 수족관 생활로 이미 인간에 의존하는 생활에 적응되어 있다. 그러므로 비봉이 경우 야생 방류가 실패되었을 경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해양수산부와 호반 제주대 해양동물단체 등이 참여한 ‘비봉이 해양방류를 위한 협약서’에 비봉이가 야생 무리에 합류하지 못해 다시 회수해야 할 때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호반이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이 빠졌다.
8월 17일, 한국일보 고은경 기자의 나오미 로즈 박사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돌고래뿐 아니라 어떤 야생동물도 재포획 계획 없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건 부적절하며 무책임하다고 질타하고 있다.
그는 비봉이가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재포획 방안이 없다는 건 매우 유감이며 충격이라 표현했다. 적절한 모니터링과 재포획 계획 없는 불완전한(incomplete) 방류는 이전 성공 방류 사례를 퇴색시키며 비봉이 재포획 방안은 인간의 행동 때문에 비봉이가 고통을 겪거나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비봉이가 다른 야생 돌고래들과 함께 어울린다면 다시 포획할 필요는 없으나 개체 수가 적은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목격되는 제주지역 상황을 고려한다면 만약 비봉이가 사라진다면 성공이 아니라 한다.
아직도 금등이 대포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 어디선가 살고 있어 실패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로즈 박사는 자의식이 강한 비봉이가 느낄 공포감과 살고자 하는 마음을 사람들이 잘 살펴야 한다고 하며 슬픈 마음을 전하고 있다.
비봉이를 불법 포획한 뒤 무려 17년 동안 돈벌이에 이용한 기업은 비봉이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