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어멍 동물애담 (48) 오영훈 도지사는 유기동물 근절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전국에서 유기동물이 가장 많은, 잔혹한 동물학대의 섬 제주도 이대로는 안 된다.
지난 5년 동안 제주도는 유기동물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2021년 기준으로 인구 1만 명당 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제주도 76.3건이고 서울 5.7건으로 열 배가 훌쩍 넘는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보호소 밖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을 포함한다면 제주도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읍면지역 마당개 중성화 지원사업으로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약 950여 가구가 지원받았다. 그 외 동물등록 무료 지원, 반려동물 인식개선 홍보 등 유기동물 발생 예방사업 시행으로 2021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발생 건수가 다소 감소하였으나 통계적 숫자 증감에 따른 정확한 실태 파악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단순히 APMS(동물보호관리시스템) 유기동물의 단순한 정보 기록에만 의존해서는 부실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지자체가 유기동물 없는 지역, 안락사 없는 동물보호소, 동물학대가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는 지난해부터 개 사육장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더불어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쓸 수 없도록 금지하고 신규 개 농장을 허가하지 않고 기존 개 농장 중 자발적 폐쇄를 원하는 곳에 보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올해 초 불법 개 사육농장과 관련하여 개 사육농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 사육과 관련한 위법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식용개 사육과 관련하여 건축법, 가축분뇨법, 산지관리법, 폐기물관리법 등의 관계 법령에 따라 신고‧허가 등을 하지 아니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는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 처분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상시 점검은 물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개 사육농장 등 불법‧위법‧탈법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여 국제도시 및 반려동물 친화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김진태 지사는 7월 21일 강원도 유기동물 안락사 제로화 추진을 선포하였다. 보호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락사당하는 일을 강원도에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단기적으로 동물병원·애견호텔 등을 활용해 공간 부족으로 인한 안락사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동물보호센터 신규설치 및 기존 시설 개보수를 통한 규모 확대·시설 현대화를 안락사 제로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전문적인 유기동물관리 및 의료체계 구축·강화와 내장형 동물등록칩 지원·중성화수술 등 유기견 발생 예방, 민관 협력 입양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김진태 지사가 모델로 제시한 지역은 서울시로 2018년 2월 서울시수의사회, 서울대·건국대 수의과대학, 동물보호단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안락사 제로 추진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지정한 동물보호센터 중 원거리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소 입양률이 저조하여 도심 소재 보호시설과 입양센터를 만들었다. 직영 동물복지지원센터 2곳(마포센터, 구로센터)과 자치구 입양센터 3곳(강동리본센터, 서초동물사랑센터, 노원반려동물문화센터) 그리고 최근 입양카페 등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 안락사율은 2018년 24%에서 2021년 9% 수준으로 대폭 감소하였고 최근 3년간 유기동물 발생 수는 31.8% 줄었으며 같은 기간 유기동물 입양률은 32%에서 40%로 상승했다.
지난 초복부터 말복까지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는(이하 유동네) 제주도청 앞에서 ‘유기동물 없는 제주, 불법 개농장 철폐와 개식용 종식 제주환경 조성을 위한’ 1인 시위를 가진 바 있다. 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민 1인 시위를 알리며 오영훈 제주도지사에 공개 면담 요구서를 제출하였다.
유동네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후보와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당시 오후보는 유기동물 없는 제주를 만들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여 도내 5개 사단법인 동물권 단체 연합체인 유동네가 지지선언을 하였다.
당선 이후 오영훈 인수위 ‘101개 도정 과제’에서 우리가 지지했던 정책인 ‘유기동물 없는 제주’를 빼고 ‘동물복지∙동물보호 및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라는 다소 모호한 과제를 수립하여 이전 도정보다 더 후퇴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제주도는 지금 전국적으로 동물지옥으로 회자되고 있다. 유기동물 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 발생한 한림쉼터 주홍이 학대 사건과 연이어 발생한 내도동 푸들 생매장 사건 그리고 26일 70cm 화살이 몸을 관통하는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뿐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크고 작은 동물학대가 현재 수사 중에 있다. 온 몸이 쇠갈고로에 찍혀 오백원 동전이 몇 개나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생겨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온 화북 누렁이는 발견 당시 구멍마다 구더기가 가득했다. 이호 해변에서 견주의 폭력에서 구조된 또 다른 누렁이 등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새로 부임한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은 동물학대를 약자 대상 범죄에 준하여 대처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도가 함께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동물권 정책은 단지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 매일같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동물학대, 제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느끼는 학대에 가까운 동물쇼 민원 등 이는 모든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동물권 정책은 다른 어느 정책보다 민관협력이 없으면 해결이 힘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민에 대한 오영훈 지사의 진정성은 동물권 정책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를 잊지 마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