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코코어멍 동물애담/ 김란영> 꽃사슴 포획은 오히려 개체군 확대 ‘생태계 역효과’ 가져온다 > 언론보도/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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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 코코어멍 동물애담/ 김란영> 꽃사슴 포획은 오히려 개체군 확대 ‘생태계 역효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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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비건 (14.♡.244.37) 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5-12-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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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포획은 오히려 개체군 확대 ‘생태계 역효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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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 동물애담] (56) ‘IUCN 리와일딩 가이드라인’ 기반 제주 생태적 면모 세계에 알릴 때

지난 11월 25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 위한 개정조례안을 의결하였다. ‘제주도가 농작물 피해와 생물종 다양성을 이유로 적정 개체수를 유지해야 한다’라는 이유이다. 

당시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의 꽃사슴은 현재 440마리 정도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10년 안에 1500~18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의원들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에 근거하여 이런 위험한 발언을 하고 있는지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하다. 오히려 대형 초식동물은 압박 시 번식률이 상승하는 ‘보상적 증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 하는 소리인가.

꽃사슴은 포획(살처분)·사망·압박 등으로 줄어들면, 남은 개체들이 개체수 감소를 보상하려는 생물학적 생리적 반응을 통해 더 빨리, 더 많이 번식하려 한다. 평소 일 년에 한 번 번식하던 종이 두 번 발정하고 개체가 줄어들면 영양 상태 개선으로 임신 성공률이 상승한다. 즉 살처분이 많아질수록 이듬해 태어나는 새끼 수가 증가한다. 

또한 쌍태율이 증가하고 성적 성숙 연령이 낮아져 2, 3년 차에 임신했던 개체가 한 살부터 임신하게 된다. 이러한 복잡한 생태계 역효과를 이유로 여러 나라에서 야생동물을 단순 ‘유해동물’로 규정해 포획(살처분)하는 정책은 효과가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개체군 폭발을 가져와 생태계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꽃사슴은 사회성, 지능, 고통 반응이 높은 포유류로서 부상, 고통, 스트레스, 고아 개체 발생 등의 윤리 문제가 매우 크다. 제주도 중산간에 서식 중인 꽃사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꽃사슴은 사회성, 지능, 고통 반응이 높은 포유류로서 부상, 고통, 스트레스, 고아 개체 발생 등의 윤리 문제가 매우 크다. 제주도 중산간에 서식 중인 꽃사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농작물 피해도 정량화된 공식 통계가 아닌 신고 위주의 추정이며 개체수, 성비, 연령구조, 유전적 출처, 이동 경로 서식지 지도가 확보되지 않았으며 생태, 피해, 사회, 경제 자료 없이 내려진 유해동물 결정은 과학적 정당성이 없다. 과학적 검증 없이 시행할 경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꽃사슴은 사회성, 지능, 고통 반응이 높은 포유류로서 부상, 고통, 스트레스, 고아 개체 발생 등의 윤리 문제가 매우 크다. 포획이 곧 살처분이 아닌 오히려 포획 후 중성화 옵션이 생태계 역효과를 방지할 수 있다. 

제주도의 꽃사슴 유해동물 지정은 과학적 법적 윤리적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 외래종이라 하더라도 바로 유해동물로 지정하여 살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기준(IUCN)의 단계적 원칙인 예방, 완화, 관리, 제거를 따라야 한다. 제주도가 채택해야 할 방향은 증거 기반 관리, 비살상 우선, 단계적 리와일딩 접근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리와일딩 가이드 라인’을 검토해야. 출처: IUCN
제주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리와일딩 가이드 라인’을 검토해야. 출처: IUCN

리와일딩(Rewilding)은 단순 복원과는 다른 인간이 파괴한 생태계의 자생적 기능을 회복하는 인간은 초기 조건만 제공하고 최대한 자연에 맡기는 생태 기능 회복을 말한다. 

1990년대 미국 환경단체 ‘어스 퍼스트’의 대표 데이브 포어맨과 보건생물학자 마이클 사울이 처음으로 리와일딩 개념을 제시했다. 현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리와일딩 워킹그룹에서 재야생화의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며 제도화하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 70여 개 재야생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델란드의 오스트바더스플라센(OVP)간척지 생태 재야생화(Ecological rewilding)를 비롯하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영양 재야생화(Trophic rewilding),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수동적 재야생화(Passive rewilding) 등 다양한 방식의 리와일딩 프로젝트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네델란드의 오스트바르더스플라센(Oostvaardersplassen)의 생태계. 이 그림은 자연보호구역 생태계의 일부를 단순화하여 표현한 것으로, 대형 초식동물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형 초식동물은 방목을 통해 초원을 형성하고 유지하여 결과적으로 이 지역은 거위에게 매력적인 서식지가 되어, 여러 보호 습지와 물새에게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출처: Natura 2000
네델란드의 오스트바르더스플라센(Oostvaardersplassen)의 생태계. 이 그림은 자연보호구역 생태계의 일부를 단순화하여 표현한 것으로, 대형 초식동물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형 초식동물은 방목을 통해 초원을 형성하고 유지하여 결과적으로 이 지역은 거위에게 매력적인 서식지가 되어, 여러 보호 습지와 물새에게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출처: Natura 2000

제주의 꽃사슴인 경우는 외래종이기 때문에 준리와일딩(Semi rewilding) 기반 생태복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민과 전문가 행정 거버넌스인 제주리와일딩 위원회를 구성하여 베이스라인 생태조사, 비살상 피해 완화 모델 검증, 제주 생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곶자왈 중산간 한라산 서식지 회복으로 생태관광과 지역경제를 연계하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12년 전 생태를 고려한다고 하면서 노루 7000마리를 살처분하고도 그 흔한 간담회 토론회조차 없는 주먹구구식 밀실 행정으로 살처분 방식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적 제거’는 국제기준에서 금지에 가까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제주도는 더 이상 인간 중심 생태관리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자생적 기능을 회복하고, 기후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응하며 도내·외 생태 관광 브랜드를 강화하는 ‘회복력 있는 제주 생태문화권’을 구축하길 바란다. 

생태적 윤리적 역사적 책임을 동물에게 전가하는 것은 진정한 ’문제 해결‘이 아니다. 죽음의 정치를 끝내고 공존의 정치로 가야 한다. 제주도는 언제까지 제주도민을 과거에 머물게 할 것인가. 미래로 가자. 현재 도의회 앞에서 시민들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출처: 제주비건
생태적 윤리적 역사적 책임을 동물에게 전가하는 것은 진정한 ’문제 해결‘이 아니다. 죽음의 정치를 끝내고 공존의 정치로 가야 한다. 제주도는 언제까지 제주도민을 과거에 머물게 할 것인가. 미래로 가자. 현재 도의회 앞에서 시민들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출처: 제주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