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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투데이/박지희기자>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82일째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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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건제주 (112.♡.242.8) 댓글 0건 조회 1,501회 작성일 23-01-0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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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 보기 ---->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1518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82일째 행방불명

지난해 10월 방류 이후 GPS 신호 수신 無
동물권 단체 "폐사 가능성 높아 ... 성급한 방류"
해수부 "신호 미수신 지속될 수 있으나 단정 일러"

  • 입력 2023.01.05 10:24
  • 수정 2023.01.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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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국내 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방류된 지 3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6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방류된 비봉이 등지느러미에 부착된 위치추적장치(GPS) 신호가 이날까지 한 번도 수신되지 않았다.

비봉이가 모니터링에 포착된 것도 방류 첫날 서북쪽 섬으로 이동한 것이 마지막이다. 

비봉이는 지난 2005년 4월 제주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활동 중 혼획, 공연과 전시를 목적으로 퍼시픽리솜에서 사육되던 남방큰돌고래다.

해수부는 지난해 8월 비봉이 방류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는 비봉이의 건강상태 및 먹이 섭식 상태를 진단한 결과, 해양방류가 가능한 상태라고 봤다.

방류협의체는 이후 해상가두리에서 야생환경 적응 훈련을 마친 비봉이에 대해 최종적으로 방류가 가능한 상태라고 판단, 방류를 진행했다. 이때 위치추적 및 행동 특성 파악을 위해 GPS를 부착했다.

동물권 단체 "비봉이, 야생방류 부적합 개체"

그러나 방류 82일이 넘어가도록 비봉이는 행방불명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폐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김란영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는 "고래는 폐사 초기에 파도에 떠밀려 연안에서 사체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다시 가라앉는 특성이 있다.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이유일 것"이라면서 폐사에 무게를 뒀다.

앞서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5년에 태산이와 복순이가, 2017년에는 금등이와 대포가 각각 수족관에서 바다로 방류된 바 있다.

2015년 전 방류된 돌고래는 방사 이후 5~9일 사이 무리에 합류해 모니터링에서 관찰됐다. 하지만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금등이와 대포는 현재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방류에 성공한 돌고래는 10년 이상 바다에 살다 수족관에 반입된지 4~6년만에 방류됐지만, 금등이와 대포는 6~7년 정도 살다 약 20년간 수족관에 머물다 방류된 점을 짚었다. 비봉이도 폐사로 추정되는 이들과 비슷한 여건에서 바다로 나갔다는 것.

그는 이어 "돌고래의 야생활동은 본능이 아닌 학습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학습이 덜 된 미성년 시기(5~6세 추정)에 포획된 비봉이는 금등이와 대포처럼 수족관 생활을 17년 동안 하면서 너무 긴 시간을 인간에 의존하며 보냈다"고 지적했다.

또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류됐기도 했다. 남방큰돌고래는 무리지어 활동하는 특성이 있는데, 비봉이는 홀로 훈련을 받았다. 기간도 짧은 편"이라면서 "당시 수족관에 있을 때보다 20kg이 빠진 상태에서 방류되는 등 야생에 적응하기 힘든 여건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2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같은해 8월 31일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 (사진=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2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같은해 8월 31일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 (사진=해양수산부)

해수부·전문가 "활동성 많거나 타 해역 이주 가능성 有"

하지만 해수부와 전문가 등은 폐사했다고 보기 이르거나,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돌고래가 호흡을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인공위성이 우리나라 상공에 있는 등 GPS는 여러 조건이 일치해야 신호가 잡힌다"면서 "배터리 등 방류 직전 GPS 상태는 문제가 없었지만 장기간 신호가 없다 보니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그렇다고 폐사했다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라면서 "사체가 관찰되지도 않았고, 다른 무리에 합류해 먼 해안으로 이동한 경우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훈련 당시 체중감소 원인도 스트레스 등 건강상의 문제가 아닌 활동량 증가로 판단하는 등 충분히 고려해 방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봉이가 오히려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신호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GPS 부착 목적은 비봉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한 게 아닌, 상태가 좋고 나쁜지 확인하는 것에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돌고래는 활동시 주파수를 활용하는데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그 능력이 떨어진다. 움직임이 둔해지면 신호가 올 것"이라면서 "실제로 제돌이의 경우, 방류 6일차까지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가 7일차에 신호가 수신됐다. 현장에 가보니 움직임이 둔해진 상태여서 조치를 취했고, 이후 무리에 합류에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봉이가 일본 등 따뜻한 해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내놨다. 해양포유류인 돌고래는 이주동물이라는 점에서다.

김 교수는 "방류는 '제주 연안에만 살라'는 것이 아니라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한 데 있다. 여러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기에 성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도 "돌고래는 6개월 이상 관찰되지 않으면 폐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여러 경우의 수가 있는 현 시점에서 폐사했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

또 "제주 해안 돌고래들은 개체군이 잘 바뀌지 않는다"면서 "앞서 방류된 태산이, 복순이는 비봉이와 수족관에서 같이 생활했던 개체들이다. 비록 비봉이가 혼자 방류됐지만 이들 무리에 합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2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같은해 8월 31일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 (사진=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2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같은해 8월 31일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 (사진=해양수산부)

비봉이 추적을 위해 방류 직후부터 지난달까지 매일 모니터링을 진행한 해수부는 최근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달 19일 이후부터는 한 달에 두 번씩, 한 차례당 5일에 걸쳐 집중조사를 하고 있다.

관찰범위 역시 대형 드론을 이용해 연안에서 바깥쪽으로 넓혔다. 필요할 경우 선박을 통해 인근 도서지역들로 조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또 해양방류 과정과 모니터링 내용 등을 정리한 백서를 제작, 연구 및 이후 돌고래 방류시 지침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