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비건제주 댓글 0건 조회 1,254회 작성일 24-09-05 10:32

본문

동물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2695c1aea8e1d46c51df6ae82724665a_1725499922_5995.jpg
2695c1aea8e1d46c51df6ae82724665a_1725499926_5003.jpg
 

기후부정의가 기후정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진에 함께 하자


‘907기후정의행진’에 대한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동물행진)’의 입장은 아래와 같다.


기후정의행진은 그간 요구안에서 비인간을 배제해왔다. 산업의 피해자가 비인간이란 이유로 막대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축산업을 기후와 정의에서 누락시켰다. 이러한 요구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가려진 피해자를 드러내기 위해 동물행진은 별도의 조직위를 구성하여 ‘90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다.


자연과 비인간을 무한정 수탈한 결과가 기후위기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907기후정의행진 요구 중 비인간 존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요구는 하나밖에 없다. ‘비인간 동물을 상품화하는 공장식 축산을 정의롭게 전환하고, 동물 착취 시스템을 철폐하라.’ 우리는 공장식 축산의 ‘전환’이라는 모호한 요구가 아닌 ‘축산업 철폐’라는 명확한 언어를 필요로 한다. 기후정의운동은 동물을 위계화하는 모든 산업과 체제에 반대해야 한다. 그렇기에 ‘907기후정의행진’의 요구안은 결코 우리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 행진에서 비인간 동물의 목소리가 배제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비인간의 위계로부터 시작된 폭력의 실상을 드러내고 과오를 이야기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바이다. 비인간 동물의 삶터를 무너뜨리고 지은 도시에서 우리가 에어컨 바람을 쐬며 논의하는 지금도, 기후재난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없음에도 감히 그들을 대변하여 그 자리에 서는 것일 뿐이다. 우리가 그 자리에 서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비인간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기회고 특권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8월 12일, 성북녹색당의 성명서 <9.07 기후정의행진은 우리가 향할 곳이 아니다>에  언급된 것처럼 “무시당하는 것에 익숙”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묵살하는 그들의 언어를 드러내기 위해 절박한 것이다. 피해 당사자 스스로 공론화도 시위도 할 수 없는 구조에서, 우리는 각자의 언어로 살고 싶다 외치는 피해자의 곁에 서 있는 것이다. 그 언어를 평가하는 것은 누구인가. 평가 이전에, 그들 곁에 함께 서 줄 수는 없는 것인가. 돌봄과 연대로 함께할 수는 없는 것인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발언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발언할 것이다.


또한 악취가 심한 돼지 축사와 도살장, 살처분 현장에 투입되어 트라우마를 겪어도 되는 존재는 어째서 모두 비국민 노동자인가. 살처분 현장의 공무원과 군인을 비국민으로 대체하는 것은, 개식용 종식 후 뜬장을 흑염소로 채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인간 동물의 투쟁과도 연대할 것이다.


기후부정의가 기후정의로 거듭나기 위한 행진에 함께 하자. 기후정의와 비인간 권리의 교차성에 대해, 단절이 아닌 연대를 통해 우리의 ‘정의’를 넓혀가는 길에 우리는 함께 할 것이다. 


2024년 8월 14일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