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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김지숙 기자> '제2의 삶' 산다는 은퇴 경주마, 어니로 갔나... 세탁된 말의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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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비건 (14.♡.244.37) 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6-04-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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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삶’ 산다는 은퇴 경주마, 어디로 갔나…세탁된 말의 복지

김지숙기자
  • 수정 2026-04-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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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제주비건 등 동물단체들, 승용마 전환율 분석
부풀려진 전환율 43%…통계 신뢰성 도마

지난 2024년 충남 공주시 한 불법 축사에서는 경마·승마에 이용됐던 말들이 처참하게 죽거나 방치돼 논란이 일었다. 이 축사에서는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말(붉은색 점선 표시)도 포함돼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지난 2024년 충남 공주시 한 불법 축사에서는 경마·승마에 이용됐던 말들이 처참하게 죽거나 방치돼 논란이 일었다. 이 축사에서는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말(붉은색 점선 표시)도 포함돼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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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에서 은퇴해 제2의 삶을 사는 것으로 여겨졌던 말의 수가 정부 발표보다 적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그동안 퇴역 경주마 복지 척도로 내세웠던 ‘승용 전환율’ 데이터를 동물보호단체가 분석한 결과, 실제 신고된 승마장으로 간 말들의 비율이 공식 발표의 절반가량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단체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과 녹색당, 동물정책플랫폼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마사회(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승용 전환율 통계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청구는 온·오프라인으로 모인 시민 3000여 명의 서명으로 제출됐다. 감사원은 규정에 따라 감사청구 접수 30일 이내에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단체들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는 ‘승용 전환율’을 퇴역 경주마가 안정적인 ‘제2의 삶’을 사는 근거로 제시해왔지만,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2023년 약 43.8%였던 전환율은 2024년 42.4%로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마사회 기관평가보고서에는 해당 기간 승용 전환율이 32.6%에서 42.9%로 1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며 통계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퇴역 경주마 승용전환율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비건 제공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퇴역 경주마 승용전환율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비건 제공

승용 전환율이란, 경주마가 은퇴 이후 승마용 말로 활용되는 비율을 말한다. 통상 경주에서 활용되던 말은 은퇴 이후 ‘용도 전환’을 하게 되는데, 이때 승마, 관상·교육, 번식, 미정(퇴역 시점에 목적이 정해지지 않음) 등으로 용도를 기재하게 되어 있다. 승용 전환은 경마에서 쓰임이 다한 말을 죽이지 않고 재활·교육해 제2의 삶을 살게 한다는 점에서 말 복지의 척도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승용 전환율을 40%대에서 2029년까지 65%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제주비건은 ‘한국마사회 허구의 성과, 말복지 승용 전환율 어떻게 만들어졌나’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 정부의 승용 전환율이 실제 은퇴한 말들의 승마 활용 여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마사회 기관경영평가보고서, 정책 자료, 말산업정보포털, 공공데이터포털 등에 흩어져 있는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최근 3년간 퇴역을 신고한 말 3523두의 승용 전환 실태와 이동 경로 등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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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실제 승마장으로 신고된 시설로 이동한 말의 비율은 약 20%로 정부가 발표한 30~40%대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간 접종 기록을 기준으로 확인하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승용마는 18%까지 줄어들었다. 한편 전체 퇴역마의 절반(약 50%)가량은 비승마시설인 계류목장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 상위 5곳에서 퇴역마 40%를 흡수하고 있었다. 이곳에 간 말들은 말 유통업자에 의해 도살장, 사료 공장, 관상용 시설로 가게 된다.

그런데도 정부의 승용 전환율은 해마다 상승했다. 마사회 기관경영평가보고서를 보면, 2022년 21%였던 승용전환율은 2024년 43%로 3년 만에 22%포인트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것이 실제 승용마가 늘어난 영향이라기보다 ‘분모 축소’에 따른 착시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새 은퇴하는 말의 수는 줄었지만, 승용 전환하는 말은 해마다 500~600마리 수준으로 일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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