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단독/ 서인홍 기자> 지난해 동물실험에 459만 마리... 고통 등급'D-E'가 8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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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건제주 (59.♡.46.233)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6-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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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난해 동물실험에 459만 마리…고통 등급 ‘D·E’가 80% 육박

설치류 400만 마리 사용…한국동물보호연합 “비윤리적·비과학적 실태 심각”

 

[비건뉴스=서인홍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이 총 459만2천958마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통이 극심한 ‘D·E등급’ 실험이 전체의 80%를 넘는 것으로 집계돼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4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전년(458만1천798마리)보다 소폭 증가했다.

 

가장 많이 사용된 동물은 설치류로, 총 406만7천518마리가 실험에 동원됐다. 어류(26만5천177마리), 조류(25만4천417마리), 기타 포유류(13만9천34마리), 토끼(2만7천605마리) 순이었다.

 

2024년 동물 종류별 실험 사용 마릿수 (상위 5종)

설치류가 전체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으며, 어류와 조류가 그 뒤를 이었다.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 설치류가 전체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으며, 어류와 조류가 그 뒤를 이었다.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전체 실험 가운데 동물에게 중대한 고통을 유발하는 ‘고통 E등급’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236만4천100마리로, 전체의 51.5%를 차지했다. ‘고통 D등급’ 실험도 131만5천849마리로 28.6%에 달했다. D·E등급을 합치면 367만9천949마리로 전체 실험동물의 80.1%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에서 D·E등급 비율이 통상 20%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물실험 천국으로 전락했다”며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줄이려는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4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오가노이드, 인공지능(AI) 모델 등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만능주의’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에 발의된 ‘동물대체시험법 촉진법’은 수년째 본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며 “국가적 윤리기준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동물실험의 과학적 타당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환은 1.16%에 불과하고,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약 95%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며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실험동물 사용실적에서 설치류 중 ‘마우스’는 총 374만4천411마리가 실험에 사용됐고, 이 가운데 약 216만 마리(57.7%)가 E등급 실험에 투입됐다. D등급도 107만여 마리에 달해, 극심한 고통을 겪는 실험에 쥐가 집중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마우스 고통 등급별 실험 사용 마릿수

마우스 실험 중 절반 이상이 고통 E등급에 해당하며, D등급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
▲ 마우스 실험 중 절반 이상이 고통 E등급에 해당하며, D등급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