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어멍 동물애담] (49) 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인가? 유기인가?
소년의 머리 위를 힘차게 날아올랐던 범고래 케이코, 영화 ‘프리윌리’의 명장면이다. 영화가 끝나면서 게이코는 실제 영화에서처럼 바다로 보내졌다.
그는 바다 사육장에서 수년간 단계적인 야생적응 훈련을 받고 몸에 추적 장치를 붙인 채 2001년 야생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야생의 무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바다 사육장으로 돌아오기를 되풀이하다, 결국 노르웨이 사육장에서 2003년 폐렴으로 숨을 거두었다.
당시 케이코 방사에 참여했던 사람들 사이에는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그린란드 천연자원연구소의 말레네 시몬는 “케이코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범고래 무리에 동화되지 못했고 먹이도 찾지 못했다”고 하였다.
말리네 박사는 케이코를 위한 최상의 선택은 ‘노르웨이 바다 사육장’이라고 하였다. 그 안에서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고 풍부한 먹이와 특히 이미 사람에 적응된 돌고래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그리워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09년 미국 ABC뉴스는 오랫동안 갇혀있던 동물을 풀어준다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호소력 있게 보일지 몰라도 그런 조치로 동물의 생존과 복지는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며 ‘케이코를 야생에 돌려보낸 것은 잘못이었다'는 보도를 하였다.
애초에 돌고래처럼 자의식이 높은 존재를 수족관에 가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이미 수족관 생활에 적응된 돌고래라면 포획 시기 수족관 생활 등 개체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다년간 방류 경험을 했던 세계적 고래 전문가들의 조언을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 왜? 돌고래의 생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수족관 마지막 수애기,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보이지 않는다. 방류 첫 날인 10월 16일부터 아니 방류 직전부터 지금까지 그의 등지느러미에 달리 GPS가 전혀 작동되지 않아 그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
GPS가 작동이 안 되는 이유를 기계 고장, 비봉이 몸에서 분리, 비봉이가 너무 빠르게 움직여 GPS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경우는 비봉이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때를 말한다.
그러나 비봉이가 만약에 사망하여 몸이 뒤집어져 GPS가 바다를 향해있거나 아니면 깊은 바다에 가라앉았다면 기계는 작동되지 않는다.
해외의 고래 전문가와 일부의 국내 돌고래 학자들은 후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그들은 비봉이 방류 계획에서부터 성공 사례인 제돌이만이 아니라 금등이 대포와 같이 실패 사례를 따르지 않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방류에 실패했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 그리고 영화 프리윌리의 주인공 범고래 ‘케이코’ 등은 비봉이 사례와 동일하게 너무 어린 나이에 포획되어 야생에 대해 학습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리고 수족관에서 17년 이상 생활하여 이미 사람과의 관계에 익숙해져 버린 돌고래들이다.
해양수산부, 제주도, 제주대학교, 호반건설, 핫핑크돌핀스로 이루어진 비봉이방류위원회는 비봉이 방류의 성공의 열쇠이자 시작과 끝은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하느냐 못하였느냐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그래야 사람에게 익숙한 비봉이가 인간과 손절하고 야생 본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 지역 바다에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는 120여 마리로 추정된다. 연안에서 사람들에 자주 목격되고 있는 만큼 야생 무리와 합류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방류위원회는 대답하길 바란다. GPS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는 접어두고라도 말이다.
# 김란영
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동물권연구소 소장,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www.jejuvegan.com ) 대표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UN의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에서 제시하는 지구 온난화 위기에 대한 핵심적인 정책인 육류와 유제품 소비의 문제점과 최상의 기후 해결책으로 빠르며, 쉽고, 경제적이고, 건강한 비건 식단(완전채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알리고 있다. 현재 구조 및 유기견 11마리와 구조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