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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동물애담(46) 돌아오지 못한 금등이·대포의 오류, 수족관 수애기 ‘비봉이’에 되풀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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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건제주 (221.♡.15.123) 댓글 0건 조회 3,435회 작성일 22-06-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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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금등이·대포의 오류, 수족관 수애기 ‘비봉이’에 되풀이 말라

  • 기자명 김란영   
  •  입력 2022.06.03 10:00 
  •  수정 2022.06.03 10:1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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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 동물愛談] (46) 5년전 오류 범하지 말아야...철저한 준비 없는 비봉이 방류 반대

수애기, 어릴 적 제주 바당 가까이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동네 삼춘들이 ‘수애기가 물질하는 해녀를 구해줬다’는 말을 했다. 사람을 구한 그들은 어린 나의 영웅이었고 그들이 있어 바당은 더욱 든든했다. 앞바다로 수영하러 갈 때면 한 번쯤 가까이에서 마주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도 했었다. 

시간이 꽤 흘러서야 수애기가 남방큰돌고래의 제주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기억 속에 잠겨 무심히 흘려보냈던 그 많던 수애기가 제주 바당에서 사라진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드넓은 제주 바다에서 유영했던 남방큰돌고래가 좁은 콘크리트 수족관에서 고작 몇 푼의 돈벌이를 위해 돌고래쇼에 이용당하는 현실에 분노를 넘어 비애감마저 느꼈다.

그러나 희망은 있었다.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수족관 남방큰돌고래였던 2013년 제돌이·춘삼이·삼팔이에 이어 2015년 태산·복순이 2017년 금등이·대포가 그들의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고향 바다로 돌아온 그들이 모두 무리와 합류하여 성공한 건 아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금등이와 대포의 행방은 알 수 없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3년 7월 18일 제돌이가 야생 가두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수면 위로 떠올라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혹자는 먼 바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갓 방류된 돌고래들은 해안가에서 적응하다가 멀리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곳에 정착해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의 특성상 멀리 이동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 금등이 대포가 죽음을 맞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 바다의 방류 성공과 실패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포획 시기, 수족관 생활 기간, 야생 적응 훈련 기간을 꼽고 있다. 제돌이를 비롯한 방류에 성공한 돌고래들은 짧게는 10년 이상 바다에서 살다가 수족관에 반입된 지 4∼6년 만에 바다에 방류되었지만 금등이 대포는 6∼7년 정도 바다에서 살다 금등이 19년, 대포는 20년 동안 수족관에서 머물다 방류되었다. 

열살이던 제돌이처럼 이미 성체가 된 나이에 바다 생활을 학습했던 기억이 있는 남방큰돌고래가 상대적으로 짧게 수족관에서 머물다 2개월간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서 무리를 만날 수 있었지만 금등이 대포는 미성년 시기에 포획되었고 대포인 경우는 제돌이에 비해 다섯배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수족관에서 인간과 생활해 왔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가두리 안에서 헤엄치며 사냥 등 야생 적응 훈련을 잘 받았던 금등이와 대포는 야생 방류 후 지난 5년 동안 아직도 행방을 알 수 없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그런 큰 차이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등이과 대포를 다른 돌고래들처럼 야생 적응 훈련을 5월에 시작하여 태풍이 오기 전 7월에 2개월 후 방류하였다. 당시 적응 훈련을 잘 받았다고 하나 인간의 도움을 받고 있는 가두리 환경과 야생을 비교할 수 있을까. 

누구는 그들에게 자유를 주었다고 만족할 수 있지만 긴 시간 동안 인간에게 의존하는 환경에 살았던 돌고래를 충분한 준비도 없이 방류하여 결국 야생과 맞닥뜨렸을 때 느꼈을 그들의 공포감은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아쉽게도 비봉이 상황이 제돌이와 비슷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비봉이가 포획된 나이는 금등이 대포보다 더 어린 5∼6살로 추정되며 수족관 생활도 17년으로 너무 긴 시간을 인간에 의존하며 보냈다. 

지난 5월 17일 ‘수족관 고래류 보호·관리방안 국회토론회’에서 미국 동물복지연구소(AWI) 소속 해양포유류학자인 나오미 로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래 전문가들은 준비 안 된 고래 방류는 그들을 죽음으로 모는 일이라 한다.
  
물론 방류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들은 방류 조건으로 충분한 적응 훈련, 추적할 수 있는 위성장치를 통한 모니터링,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재포획 준비를 제시했다. 이 모두가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난 오류를 답습하게 된다.

지난 5월 17일 ‘수족관 고래류 보호∙관리방안 국회토론회’에서 미국 동물복지연구소(AWI)  해양포유류학자인 나오미 로즈 박사는 성체 때 포획됐더라도 10년 이상 수족관 생활을 했다면 야생의 기억이 희미할 수 있며 야생 생활을 학습하지 않은 미성년 시기에 포획된 돌고래 방류는 더욱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고래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방류 조건으로 충분한 적응 훈련, 추적할 수 있는 위성장치를 통한 모니터링,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재포획 준비를 제시했다. 이 모두가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는다면 방류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국회 토론회 영상 캡쳐

문제는 현재로서는 이러한 준비가 쉽지 않다. 어느 돌고래보다 오랜 기간 적응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본격적인 태풍이 오기 전인 8월에 방류를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금등이 대포보다 훈련 기간은 짧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금등이와 대포인 경우 둘이 있어 그나마 좋은 조건이었지만 불행하게도 비봉이는 홀로 남아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무리 속으로 보내려 훈련 기간은 더 짧아질 수 있다. 이는 전문가는 물론이고 대부분 시민도 납득하기 힘들다.

야생 생활에 적응 못하여 재포획하는 경우에도 사육시설에서 자발적으로 오지 않는 돌고래를 잡기도 굉장히 어렵고 국내에는 관련 전문가가 없다. 방류 주체인 퍼시픽 리솜도 의지가 없을뿐더러 어느 누가 이미 야생에 방류된 남방큰돌래를 재포획할까 싶다.

누구라도 제주 바당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비봉이의 건강한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 비봉이를 응원하고 걱정하고 함께 논의하는 모든 사람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서로 다른 선택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에는 성공적인 사례,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 그리고 국외 국내 고래 전문가들의 조언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 우리는 비봉이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 결정이 누구는 만족하지 않을 수 있지만 비봉이를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상황이 기꺼이 기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그 정도는 괜찮다며 비봉이의 삶을 마치 운에 맡기듯 결정해서야 되겠는가. 

바다는 해양 동물의 삶터이다. 인간이 소유하려 할수록 바다는 더욱 황폐해지고 있다. 더 후회하고 늦기 전에 어릴 적 나의 영웅이었던 수애기, 남방큰돌고래만이 아니라 모든 해양 동물에게 그들의 삶터인 바다를 돌려주어야 할 때이다. 공존은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다. 사진 제공=제주도청

# 김란영

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동물권연구소 소장,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www.jejuvegan.com ) 대표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UN의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에서 제시하는 지구 온난화 위기에 대한 핵심적인 정책인 육류와 유제품 소비의 문제점과 최상의 기후 해결책으로 빠르며, 쉽고, 경제적이고, 건강한 비건 식단(완전채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알리고 있다. 현재 구조 및 유기견 11마리와 구조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